[정보] 태풍 경로에 대한 과학적 추론 (feat. 태풍 피해 지역)

며칠 전까지만 해도, 뜨거운 태양이 비추고 매미 우는 소리가 들렸는데, 어느새 날이 차가워졌네요. 가을이 "없어졌다, 없어졌다"한들 9월은 역시 가을은 가을인가 봅니다.

 

▼ 그런데, 유독 가을이 되면 불청객이 자주 찾아듭니다. 바로, '태풍'입니다. 날씨도 쌀쌀한데, 그날 우산 없이 나갔다가 태풍을 영접하는 순간, 감기 확정이지요.

☞ 호기심 넘치는 저는 또 궁굼해졌지요. 태풍이 가을쯤 찾아오고, 남쪽에서 올라온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 것입니다.

 

그런데, 태풍이 왜, 어디서 발생하는지, 또 왜 갑자기 방향을 꺾어 우리나라에 들이닥치는지, 궁굼하지 않으신가요?


▲글을 작성하는 9/8일을 기준으로, 어제인 9/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돌풍을 동반한 많은 비를 뿌렸습니다. 또한, 기상이변으로 인해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11호 태풍 노을', '12호 태풍 돌핀'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입니다.

 

대비를 단단히 하시어,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없길 바라며, 이 글을 작성합니다.

 

 우선, 태풍에 관한 아주 간단한 지식 (발생 시기, 횟수, 지역, 발생원인)

 

태풍 발생시기, 횟수:

태풍은 주로 수온이 높아지는 한여름에서 초가을(7, 8, 9월)까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그 횟수로 보자면, 근대적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로, 117년 동안(1904∼2020년) 약 400회 정도입니다.

 


태풍 발생지역:

▲ 우선, 이 태풍이란 놈은 북태평양 서부지역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필리핀 북동쪽 바다는 남, 북 무역풍이 만나는 '적도 수렴대'에 위치하여, 강력한 상승기류의 영향으로 태풍이 빈번하게 생성됩니다.


태풍 발생원인:

태풍의 형성과정을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북태평양의 높은 수온으로 인하여, 상승기류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하늘로 올라가던 이 물방울들이, 주변이 차가워지며 얼기 시작합니다. 이때, 물이 응결하며 내어 놓은 '잠열'이, 다시 주변 수증기들을 가열해 상승기류를 형성하는데, 이것이 바로 태풍입니다.

 

 모든 태풍의 통상적인 경로 (feat. 여름태풍, 가을태풍)

 

▲ 위 자료는 2020년 올해 우리나라를 강타한 모든 태풍의 경로를 나타낸 것입니다.

 

어떠신가요? 혹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셨나요? 네 맞습니다. 

 

왼쪽 방향으로 북상하던 태풍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우리나라 쪽으로 돌진합니다.

 

태풍은 왜 이런 괴이한? 움직임을 보이는 걸까요? 궁금하시다면 아래 항목을 읽어주세요!


< 1. 위도 0~30도에서 태풍의 경로 >

 

Keyword: '무역풍(서쪽) and 전향력(북쪽)'

 

▼ 위도 10, 15도에서 발생한 초기태풍은 무역풍(위도 0~30도까지 부는 바람)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며 서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동시에, 지구의 자전에 의해서 발생한 힘인 '전향력'도 태풍에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이 힘은, 서진하는 태풍의 핸들을 오른쪽 직각방향으로 살짝 틀어버립니다.

 

즉, 태풍이 북상하는 실질적 원인은, 위도에 따른 전향력 차이 때문인 것이지요.

 

'전향력'이 무엇인지 궁금하시다면, 더보기를 눌러주세요.

더보기

전향력이란?

지구가 똑같이 한 번 자전하더라도, 위도마다 자전속도는 다릅니다. 위도에 따라서, 지구의 반지름인 회전반경이 상이하기 때문입니다. 위도가 낮을수록 지구의 둘레가 커지므로, 똑같이 한 번 회전하기 위해서는, 높은 위도보다 빠르게 회전을 해야 하기에, 결과적으로 더 큰 자전속도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바람이 처음 위도를 벗어나, 자신의 자전속도와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오른쪽 직각 방향(북반구 기준으로) 휘는 듯한 양상을 보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적도 지방에서 북극으로 로켓을 쏘아올리면, 자전속도차에 의해 로켓이 오른쪽 방향으로 휘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를 전향력 효과라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위도 0~30도 사이의 태풍은 서쪽으로 부는 무역풍과, 핸들 꺾는 전향력의 영향으로, '서북서진(서쪽과 북서쪽의 중간)하게 됩니다.

 

더하여, 이때의 태풍속도는 대략 10~20km/h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빠르지 않습니다. 이는 북반구의 남동무역풍이 태풍의 진행방향과는 다소 반대로 불고 있기 때문입니다.


< 2. 위도 30~60도에서 태풍의 경로 >

Keyword: 편서풍, 북태평양 고기압

 

▼ 그런데, 이 태풍이 무역풍과 맞서면서 꾸역꾸역 위도 30도 부근에 도달하면, 상황이 역전됩니다.

 

위도 30도부터는 '편서풍'이 불기 때문입니다. 남서쪽에서 불어오는 편서풍은, 태풍의 진로를 동쪽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 이 태풍의 진로 변경을 태풍의 '전향', 바뀌는 위치를 '전향점'이라 합니다.


또, 동진하던 태풍은 곧 '북태평양 고기압'이라는 커다란 장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여름철 태평양을 점령하는 이 거대한 고기압은 여름철 우리나라에 무더위가 찾아오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결국, 태풍은 편서풍을 타고 강력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합니다. 때문에, 일기도 상으로 보는 태풍은 우리나라 쪽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오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 대한민국 기상청의 표현을 빌리자면, 태풍이 편서풍이라는 물살과 북태평양 고기압이라는 미끄럼틀로 만들어진 '워터슬라이드'를 탄다고 보면 되겠지요.

 

더하여, 전향한 후의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회전방향, 편서풍의 풍향과 맞물리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게 증가합니다. 그 속도는 통상적으로 약, 35~40 km/h에 이릅니다.


결론: 우리나라로 오는 태풍의 경로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에 따라 결정된다.

Keyword: 북·태(북태평양 고기압)야, 조금만 더 버텨죠!

 

태풍의 진로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습니다만, 결국 중요한 것은 태풍이 우리나라로 오느냐, 아니면 중국, 일본으로 빠지느냐 하는 것이겠지요.

 

다른 나라 얘기는 일단 접어두고, 우리나라로 향하는 태풍의 경로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확장 정도' 입니다.

 

푹푹찌는 무더위를 일으키며, 북태평양 고기압이 잘 나가는 7월과 8월초는, 이 강력한 고기압으로 인하여 태풍이 중국 쪽으로 밀려나갈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데, 쌀쌀함이 시작되는 8월말부터 10월초까지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쭈그리가 됩니다. 때문에, 태풍은 편서풍을 타고 기세등등하게 우리나라로 들이닥치는 것이지요.

 

'가을태풍이 여름태풍보다 무섭다'는 얘기가 여기서 나온 것입니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세에 눌려살던 태풍이가 가을이 되면 복수의 칼날의 뽑거든요.

 

또, 날씨가 쌀쌀해짐에 따라 공기의 밀도 차이가 커지고, 그로 인해 발생한 제트기류가 태풍의 시속을 약 80 km/h까지도 끌어올립니다.

 

 가을태풍으로 인한, 우리나라 역대 태풍 피해!

 

1. 1959년 9월 '사라'(SARA)

무려 849명의 인명피해와, 현재 가치로 3460억 가량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2. 2003년 9월 '매미'(MAEMI)

132명의 인명피해와, 4조 2,225억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3. 2007년 9월 '나리'(NARI)

16명의 인명피해와, 1307억 4600만 원 규모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어우, 저도 포스팅을 하려고 조사를 하다 보니, 태풍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가을이 되면, 일명 우리나라로 가는 '길'이 열린다고 하죠. 저도, 날씨도 쌀쌀한데 태풍까지 들이닥치면 정말 피곤하고 기운까지 빠지더라고요.

 

특히나 남해안 지역과 동해안 지역은 피해가 더 막대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03년 부산을 휩쓸었던 '매미'를 들 수 있겠지요. 이는 '위험반원'이라는 개념 때문입니다.

 

 '위험반원'태풍 피해 지역의 연관성

 

아까 북위 30도를 넘어선 태풍은 편서풍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는다고 말씀드렸죠? 또, 하나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태풍은 반시계 방향으로만 회전합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편서풍은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부는 바람입니다. 그럼 태풍을 반으로 쪼개서 생각해 보았을 때, 태풍의 오른쪽과 왼쪽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 태풍의 오른편은, 태풍의 회전 방향과 편서풍의 풍향과 일치합니다. 즉, 태풍의 위력은 더욱 강력해지고, 위험해집니다. 그래서, 태풍의 중심을 기준으로 오른편을 '위험반원'이라고 부릅니다.

 

반면에, 태풍의 왼편은, 태풍의 회전 방향과 편서풍의 풍향이 상반되므로, 그 위력이 상쇄됩니다. 그래서, 태풍의 왼편은 비교적 배의 항해가 가능하다고 해서, '가항반원'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 때문에, 태풍이 우리나라를 관통한다고 가정하는 경우, 가항반원에 속하는 서해안보다 위험반원에 속하는 남해안과 동해안의 피해가 극심한 것입니다.

실제로 올해에도 태풍 마이삭하이선이 부산, 포항, 울산 등 주요 남해안과 강원지방에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혔지요. 또,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들은 말할 것도 없구요.


이상으로, 오늘은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당해도 알고 당하자는 마음으로 '태풍 경로'에 대한 과학적 탐구를 해보았습니다.

 

다음에는 더 유익한 정보로 돌아오겠습니다. 이상, Astralo's 정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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